이런 동호회, 이런 동호인 알고 계시나요?
타이젬은 지난해 연말부터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우수 동호회와 장안에 소문난 열성
동호인을 소개합니다. 무조건 많은 회원을 확보한 동호회보다는 활동이 왕성한 동호회에 초점을 맞췄고 또한 동호회에서 웃음과 즐거움을
남달리 전해 온 '괴짜 동호인'도 그 취재대상입니다.
본 동호회/동호인 탐방은 취재신청도 받고 있으며 해당 동호인이 쓰는 자기 동호회 소개
원고도 받아 소개할 예정이오니 많은 관심 기울여 주시기 바랍니다.
▲ 현재 多情會 시샵인 '다정한남자'. 시샵은 기자와 얘기를 나누면서도 타이젬
바둑을 즐길 정도로 '바둑광'이다. |
저보고 직접 소개를 하라고요.
쩝∼.
우리 동호회는 2003년에 만들어졌답니다. 이름은 한자로 多情會라고 지었습니다.
낙엽 떨어지는 소리를 혼자 듣기가 너무 슬펐던 2003년에 저는 방방곡곡을 헤매다가 드디어 뜻을 함께 할 님을 만났죠. 그분이
없었더라면 多情會라는 기우회도 만들기 힘들었을 것입니다. 초대 시샵 자리는 당연히 그분 몫이었죠. 우리 多情會를 정말 사랑하는
'다정사랑'님.
아참, 인사가 늦었군요. 저는 현재 다정회 시샵을 맡고 있는 '다정한남자'라고 합니다. 2, 3급을 오르락내리락 하는 약하다면
약한 기력이지만 '다정사랑'님 덕분에 저는 큰 탈없이 회를 이끌고 있습니다.
처음 '다정사랑'님을 만났을 때 저는
하마터면 눈물을 왈칵 쏟을 뻔했습니다. 너무 기쁜 나머지 "그 동안 어디서 뭘 하셨는지요?"하고 소리를 질렀답니다. 그렇게
'우빙필(우연을 빙자한 필연...ㅋㅋ)'처럼 만난 우리는 바둑 얘기로 밤을 지새웠답니다. 그리고 우리는 뜻을 같이 할 분들을 30명
가까이 만날 수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우리는 어떤 결론에 쉽게 도달할 수 있었죠.
▲ 번개에 나온 회원들은 대부분 40대를 넘긴
사람들이다. 그럼에도 최근 유행하는 '가로본능' CF를 본 따 기념촬영 하고
있다. |
"우리 인제 바둑판이 다 썩어 먼지가 되는 그날까지 타이젬에서
놀아보자"는 무서운(?) 맹세를 함께 한 것입니다. 아무리 다시 생각해 봐도 참 잘한 일이었죠. 저는, 다시 태어나도
바둑만큼 푹 빠질 게 없다고 여기고 있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시작한 우리 多情會가 세월이 흘러 어느새 3살이
되었군요. 회원도 현재 172명 정도로 늘어나 탄탄하게 자리를 잡은 상황입니다. 이게 다 '다정사랑'님을 중심으로 뭉쳐주신 초창기
멤버들의 공로 덕분이죠. 無生人 사범님, 다정한마음, 다정짬봉, 다정한눈길, 다정한南村 등등….
多情會를 만들면서 커다란 족적을 남긴 '다정사랑'님은 건강 문제로 부득이 저한테 시샵을 물려주었답니다. 회를 맡기에는 부족함이
너무 많은 저였지만 물심양면으로 도와주시는 분들이 많아 지금까지 잘 이끌어 왔죠. 부시샵인 '다정한구름',
'이쁜유정이'님들…
활발하게 움직이는 다른 동호회처럼 우리 多情會도 보고 싶을 때 후다닥 번개팅을 자주 한답니다. 지금까지 가진 번개팅만 해도
헤아릴 수 없을 정도죠. 만나면 뻔한 데도 뭐가 그리 좋은지 잘도 뭉쳐요.
▲ 은퇴한 김좌기 프로기사(왼쪽)가 회원들에게
지도다면기를 펼치고 있다. |
바둑을 좋아하는 사람들, 대부분 술도 좋아하잖아요. 일단 초저녁에 모이기 시작하면 수담으로 회포를 푼 다음 저녁 겸 한잔
걸치는 게 일반적인 스케줄입니다. 그렇다고 '부어라, 마셔라' 하며 마냥 술 파티를 여는 경우는 드뭅니다. 적당히 술발을 받았으면
다시 바둑을 두러갑니다. 취권처럼 취중대국은 안 해 본 사람은 그 기분 모르실 겁니다. 실수들이 연발하면서 일어나는 변화들이 있어
평소 두던 내용이나 기풍이 확 달라지기도 부지기수랍니다. 이런 데서 사람 사는 재미를 느끼지 않겠어요.
번개는 한국바둑계의 노신사 김좌기 사범님과 초창기부터 우리를 지도하신 '無生人' 사범님이 운영하는 두 군데 기원을 주로
이용합니다. 특히 김좌기 사범님은 은퇴한 프로기사이지만 우리는 그분을 무척 존경한답니다. 이런 사범님들과 더불어 우리는 형제처럼
지내며 나날이 多情會를 발전시켜가고 있습니다.
"봉사를 통해 발전하는
동호회로 만들고 싶어요"
저희 동호회에는 스타가 무척 많습니다.
우선 동호회심벌을 직접 써 주신 국전추천작가 서예가 '다정현소'님은 우리 동호회에서
자랑하는 회원 중 한 분이죠. '호동7'님은 타이젬 자유게시판 지킴이 역할을 할 정도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 동호회
고문인 '다정미소'님은 한 때 타이젬 아이템 하나 안 쓰고 머니랭킹에 들 정도로 베팅에 일가견이 있었습니다.
그밖에도
타이젬이 유료화 하기 전에 새벽 대국장을 지켰던 '無生人' 사범님, 재치와 애교덩어리인 '견비'님, 앞 뒤 가리지 않고 게시판에 글을
써대는 '럼과넬슨'님 등도 우리 동호회로선 빼놓을 수 없는 핵심 멤버입니다.
▲ 1차 수담을 마친 회원들은 아랫층 식당으로
이동, 회포를 풀었다. 사진은 회장(뒷쪽 오른쪽에 서 있는 사람) '다정한남자'가 건배 제창을 하고 있는
장면. |
저는 多情會를 좀더 발전시키고자 합니다. 타이젬에서 바둑
활동에 그칠 것이 아니라 십시일반으로 힘을 모아 불우이웃돕기라든지 소년소녀가장돕기, 양로원방문 등 봉사활동에도 눈을 돌리려 합니다.
아참, 우리 동호회는 회비가 전혀 없답니다. 특별히 돈을 거둬야 할 일이 생기면 그때마다 갹출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답니다.
회칙도 너무 딱딱하고 형식적인 느낌을 줘 회원들과 합의해 만들지 않았습니다.
자, 이 정도면 저희 多情會 동호회에 가입하실만하지
않으십니까?
취재/최진용
♨ 多情會 동호회 회장
'다정한남자' 미니 인터뷰
"외로운 할아버지들과 수담으로 정을 나누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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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사 말미에 봉사활동을
하겠다고 했다.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는가.지난해 11월 번개팅에서 갑자기
나온 얘기였다. 우리 회원끼리 바둑만 둘 것이 아니라 좀 뜻 있는 일을 해 보자는 데 뜻을 같이
했다.
- 말이 쉬워서 봉사지 상당히 어려울 텐데, 자신
있는가.
사실 대부분 봉사한 경험은 없는 사람들이다. 빨래를 해준다든지 이런 일은
생각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할아버지들을 대상으로 바둑을 둬 주는 것이다.
처음부터 욕심을 내면 곤란하다. 이렇게 하나씩 하다보면 보람을 느낄 테고, 나중에는 여러 가지 봉사도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잘못 봉사를 시작하면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 반대하는 회원은 없었는가.
그날 나온
분들이 모두 찬성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시기상조라고 의견을 내는 정도였지 봉사한다는 자체를 반대하는
회원은 없었다. | - 회장(시샵)님은 봉사를 해본 경험이 있는가.예전에 외국인 회사에
몇 년 다닌 적이 있다. 당시 한달에 한번 꽃동네를 가서 봉사 활동을 하곤 했다. 매달은 아니지만 두세 달에
한번 정도는 참석을 했다. 주방 일, 빨래 등 안해 본 일이 없다.
- 앞으로 구체적인 계획은
있는가.
실천방안을 세우고 있다. 일단 번개팅에서 나온 얘기였으므로 조만간 多情會 정모에서
정식으로 제안을 할 예정이다. 채택이 될 것이라 생각하는데, 우선 1년에 두 번 정도 봉사활동을 해 볼까
구상하고 있다.
- 호응이 좋을 것이라
생각하는가.
외로운 할아버지들께 바둑을 둬 주는 것인데 당연히 좋아하지 않을는지. 그런데
타이젬 바둑에 맛들여 할아버지들이 작전대국(?)을 하면 어쩐다. 하하하.
- 봉사활동 외에 다른 활동은 어떤 계획이
있는가.
한마디로 'clean tygem'을 위해 노력하겠다. 최소한 多情會 동호회
사람들만이라도 게시판에서 지저분한 글을 올린다든지 하는 일은 하지 말자고 얘기하고 있다. 자랑스런 동호회 마크를
달고 문란한 글을 올리는 것만큼 창피한 일이 어디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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