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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저수첩/좋은친구동호회
작성자 흑백파도 게시일 2010-02-01 조 회 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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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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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1. 희한한 송년회


주말을 앞둔 사당동 네거리는 번잡했다. 8번 출구의 먹자 골목. 휴대폰에 찍힌 식당을 찾았는데 현관에 신발만 200켤레가 넘는다. 이런 저런 송년 모임 여섯 개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고 했다.

"아, 바둑 두는 분들은 2층에 있습니다. 거참 희한한 모임이던데요. 고기를 구우면서 바둑을 두시더라고요. 얼마나 바둑을 좋아하시길래!"

식당 사장의 안내로 2층에 올라가니 정말 식당에서 바둑을 두는 그룹이 보인다. 테이블과 바닥에 바둑판을 놓고 중년의 남녀들이 수담을 나누는 모습에 미소가 번진다. 타이젬 좋은친구 동호회 북부지역 송년회의 첫 장면은 그렇게 다가왔다.


▲ 송년회 중에도 바둑에 대한 열정을 뿜고 있는 '좋은친구' 회원들.

이정환 기자와 함께 들어서니 모든 회원들이 일어나 반갑게 맞아준다. "어서 오세요. 타이젬 기사 재미있게 잘 읽고 있습니다." 동호회장 흑백파도님이 악수를 건넨다. 그냥 하는 소리가 아니라 2003년부터 실린 타이젬의 모든 콘텐츠를 정확하게 꿰고 있었다.

"우리 회원들은 거의 모두 '유저수첩'을 한 편도 빠트리지 않고 읽었을 겁니다. 바둑인들 기사도 좋지만 유저수첩처럼 타이젬 회원들의 바둑 사랑 스토리를 담담하게 소개하는 코너는 마치 우리들 이야기를 보는 것 같아 훨씬 공감이 가더군요."

기사를 작성하는 기자들이나 필자들은 이런 분들한테 한없이 약해진다.^^

"동호회 송년회가 무슨 대단한 이야깃거리겠습니까? 우리 모임은 그냥 대충 흘리시고 유저수첩에 소개해드리고 싶은 분이 있어 초대했습니다."

흑백파도, 사랑가, 까망흰돌, 백묵수 등의 집행부 임원들이 구석자리에 앉아있는 여성을 지목한다.


▲ 이번 유저수첩의 주인공 김나경 씨(왼쪽)

"안녕하세요. 김나경입니다."

그녀가 쑥스러운 듯 목을 움츠리며 인사를 건넨다.

"그럼 김나경 음방장과 심층 인터뷰 나누시기 바랍니다. 우리들은 술과 바둑을 편하게 즐기겠습니다."

음......참 희한한 인터뷰가 시작된다.


S#2. 조금 희한한 트로트의 여왕, 김나경

동호회 송년회를 위해 멀리 울산에서 올라왔다는 김나경씨. 대화를 나누기 위해 자리를 옮기는데 걸음걸이가 좀 불편해 보인다. 알고 보니 만성 류마티스염으로 거동이 쉽지 않다고 한다.

"아이들이 성장한 뒤 삶의 목표가 사라지자 우울증이 찾아오더군요. 그냥 사는 게 왜 이리 답답하고 재미가 없는지......그러더니 관절염이 전신으로 퍼졌습니다. 지금 자가 주사로 버티고 있습니다."

아아, 타이젬에는 왜 이런 분들이 많은 걸까? 바둑 친구들과 소통하면서 힘든 시간의 출구를 찾는 이들이 많다는 뜻이리라.

"좋은 친구 동호회 기우님들과 함께 음방을 진행하면서 많이 좋아졌어요. 이 분들이 얼마나 힘을 주는지 모릅니다."


▲ 열창을 하고 있는 김나경 씨.

그녀의 음방이 열리면 좋은 친구들이 몰려든다. 회사에서 가게에서 사업장에서 집에서 심지어 피시방에서라도 음방을 찾는다. 그녀의 낭랑한 노래를 듣고 그녀에게 원기를 나눠주기 위해서. 김나경 씨의 별명은 트로트의 여왕이다.

잘 알려진 히트곡보다 알려지지 않았으나 괜찮은 노래들을 즐겨 부른다. 그래서 그녀의 라이브 레파토리는 30대 이하 회원들에게 좀 생소할 것이다.

"어떻게 그런 노래들을 아시죠?"
"인터넷으로 검색해서 불러 봅니다. 마치 광산에서 원석을 채굴하듯 진귀한 노래들을 찾아 부르면 기분이 좋아지거든요."

낯선 노래여도 그녀가 부르면 감칠맛이 나고 흥겹다. 자유자재로 고음의 영역을 오르내리면서도 음량이 풍부해 시원한 맛이 난다. 대화를 엿듣던 루B님이 살짝 한 마디 거든다.

"우리 좋은 친구 모임은 40세 이상이 커트라인입니다. 그러니까 나경 씨 라이브에 열광하는 팬들이 많죠. 궁합이 딱 맞는다고 할까요? 호호."

동호회와 음방장이 화학적으로 잘 결합된 느낌이 든다. 회원 모두 김나경 씨를 살갑게 반기고 따뜻하게 안아주는 분위기다. 그녀와 대화를 나누면서 회원들을 차례로 돌아보니 낯익은 얼굴들이 들어온다.

보헤미어 9단, 용인친구 1단 과거 유저수첩에 소개했던 주인공들이 구석진 곳에 은신해 바둑을 즐기고 있다.


▲ 노래방에서.


S#3. 열린 음방에서

온라인은 음방, 오프라인은 결국 노래방일 수밖에 없다. 식당 지하에 위치한 노래방으로 내려가 공식 세레모니가 진행된다.

새미96, 신바람용산, 미림팀, 그린비, 안단테7, 애지, 인생과정석, 수풍3, 이크야크, 몬느, 여사리, 小雨사범, 대지129, 권선동무, 타임42 등등 회원들이 차례로 소개되고 초청 음방장 김나경 씨의 라이브가 시작된다.

음방에서는 트로트 위주로 부르지만 송년회의 특별한 자리를 위해 발라드를 먼저 한 곡 부른다.

"헉, 발라드도 어울리네?"

누군가 노래에 심취한 표정으로 평한다. 그러나 역시 트로트가 시작되자 회원들의 어깨가 들썩거리며 출렁인다. 앵콜이 계속 이어진다. 노래를 부르는 나경 씨의 음성에도 더욱 힘과 흥이 실린다.

타이젬 운영 팀에서 '좋은친구' 동호회 송년회에 소정의 티머니를 협찬했음을 알리고 댄스경연대회에 베팅한다. 선언이 떨어지자마자 중년들의 댄스 페스티발이 벌어진다. 역시 개다리 춤이 필수, 그 중 가장 돋보이는 여성회원은 새미96님.

좀처럼 나이를 파악할 수 없는 몸매와 백옥의 피부를 지닌 그녀가 두루마리 화장지를 풀어 양 손에 쥐고 희한한 한 춤을 춘다. 그런데 나경 씨의 노래와 절묘하게 어울린다. 그녀의 우아한 춤사위를 감당하지 못하고 개다리 춤 댄서들이 자리로 돌아온다.

새미96님의 독무대.(놀랍게도 그녀는 올해 환갑이었다. 충격!!!) 전원일치 판정으로 댄스 여왕에 등극한 그녀에게 티머니 상금을 수여한다 했더니 돌아오는 대답이 또 걸작이다.

"난 베팅이 뭔지 몰라요."

커헉, 그렇다면 왜 그렇게 격렬한 춤을 추셨담. 온라인에서 서로를 그리워하며 위안하고 수담을 나누던 이들이 밖에서 만나 2009년의 동행을 되돌아보는 자리.

항상 설레는 가슴으로 살았으면 좋겠다는 좋은 친구들. 그런 신선한 열정을 오래 간직하며 함께 걸어 나가시길 기원한다. 더불어 걷다보면 없던 길도 생길 테니까. --------- TYGEM / 김종서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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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나경
2010-02-01
만족 굿~ 축하 당황 음흉 슬퍼 한숨 버럭 경고 부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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