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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랑치고 가재잡는 담뱃값인상...
작성자 파계승21 게시일 2003-07-30 조 회 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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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뱃값 인상에 대한 복지부와 재경부의 논란을 보노라니, 또 한 번 당장 금연 전쟁을 선포하고픈 유혹을 받는다. 끊어야겠다고 생각한 지 오래인데도 끊지 못하다가, 순전히 인상된 담뱃값에 떠밀려 「혹시라도」 끊게 된다면 내 꼴이 얼마나 한심스럽겠는가 싶어서 그렇다. 「담배를 끊는 것은 내가 해본 일 중에 가장 쉬운 것이었다.」 이렇게 말한 사람은 마크 트웨인인데, 말은 끝까지 들어야 하는 법이다. 그는 덧붙였다. 「나는 담배를 천 번도 더 끊었다.」 내가 꼭 그 꼴이었다. 천 번도 더 끊고 천 번도 더 이어 붙이면서 나는 나를 「훈제」해 왔다. 국내 흡연율이 61%로 세계 최고수준이라니까 수천 만 명의 한국인들이 시도 때도 없이 나처럼 「담배 끊기」를 반복하고 있을 것이다. 또한 세계 최고수준의 흡연율에 발맞춰 흡연으로 인한 각종 질환의 발병률도 세계 최고수준일 것이고, 그 때문에 지출되는 개인적 국가적 비용도 세계 최고수준일 것이다. 그래서 복지부는 담뱃값을 올리자고 주장한다. 복지부가 내놓은 담뱃값 인상의 근거는, 담뱃값 10% 인상 때 선진국에서 4% 개발도상국에서 8% 담배 소비가 준다는 세계은행의 조사결과다. 복지부는 담배 소비 감소와 함께 담뱃값 인상에 따라 예상되는 수조 원의 세수로 저소득층을 위한 각종 복지사업을 할 수 있으니 정말 좋지 않느냐고 한다. 「 도랑 치고, 가재 잡고.」 이게 아니냐는 것이다. 사실, 흡연은 상습적으로 자행되는 「부분적 자살」이라고 할 만한 취미다. 매일매일 담배 연기를 빨아들여 조금씩 스스로를 파괴하고 있는 것이다. 하루 한 갑의 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하루에 스무 번씩 부분적 자살을 감행하는 셈이다. 음주를 즐기는 사람이라면 술과 함께 줄담배를 피우게 되니까 그런 날은 서너 시간 동안 30-40회의 집중적인 부분적 자살을 감행하게 된다. 나는 십 수년 전 아이가 태어난 뒤, 내가 내뿜는 담배 연기가 녀석의 여린 허파를 공격하리란 것에 양심이 찔려서 「실내 흡연 절대 금지」를 선포했지만, 얼마 동안의 눈물겨운 실천 끝에 나의 「뇌」가 고안해 낸 타협책을 받아들이고 말았다. 「 밖으로 나가기가 어려울 때는 주방의 가스 렌지 후드를 켠 뒤 그 밑에서 피운다」라는 게 나의 「뇌」가 꾸며내고 즐거워한 묘책이었다. 지금까지도 나는 가스 렌지 후드 밑으로 머리를 들이밀고 있다. 이런 한심한 지경이니, 흡연의 즐거움에도 불구하고 끊을 수 있다면 나도 끊고 싶다. 하지만 담뱃값 인상이 금연 성공을 가져다 줄지는 정말 의문이다. 이런 만담이 있다. 「담배와 폐암에 대한 기사가 신문에 자주 나오더군요. 흉측한 사진과 함께.」 「예. 니코틴과 타르에 찌든 시커먼 폐를 보면 정말 끔찍하죠. 그래서 저는 큰 맘 먹고 끊기로 했습니다.」 「아이고, 담배를 끊겠다니 의지가 대단하신가 보군요.」 「헤헤, 무슨 말씀을, 제 얘기는 신문을 끊겠단 말입니다.」 정말이지 금연은 쉬운 일이 아니다. 재경부가 담뱃값 인상을 반대하는 이유의 하나도 이와 관련이 있다. 즉, 1990년 이후 담뱃값을 네 번 올렸지만 금연 효과는 비누거품처럼 잠깐 반짝이다 꺼져 버렸다는 것이다. 그런 판에, 물가 상승 부담이 너무 큰 담뱃값 인상을 해야 하겠느냐는 것이다. 담뱃값 1000원 인상 때 소비자물가 0.75% 상승이 예상된다고 한다. 결국 「도랑 치고, 가재 잡고.」가 아니라, 「국 쏟고, × 데고.」 이런 꼴이 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물가 문제는 그만두고라도, 담뱃값을 올림으로써 흡연인구를 줄이고, 늘어난 수입을 복지정책에 쓰겠다는 정책에는 기만적인 면이 있다. 국민건강을 위해서 흡연인구를 줄여야 한다고 주장하면서도, 흡연자들의 돈으로 펼칠 복지정책의 청사진을 그리며 즐거워하고 있으니까, 복지부 스스로 흡연인구가 너무 줄어서 세수가 줄면 곤란하다는 점을(아니, 어쩌면 별로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고 믿고 있음을) 자인하고 있지 않는가 말이다. 담배를 피느냐 마느냐는 하는 것은 결국 개인의 선택 문제다. 스스로 거부할 수 있다면 거부하면 될 것이고, 담배에서 삶의 맛을 느끼는 사람은 계속 피울 일이고, 나처럼 갈등하는 사람은 계속 갈등할 것이다. 복지부가 흡연에 따른 국민 건강 악화를 그토록 염려한다면 의학적 전문성이 뒷받침된 새로운 금연운동을 벌여야 할 것이고, 저소득층의 복지향상은 담뱃값이 아니라 정부 예산으로 해야 할 것이다. -이상운/소설가 ▶ 타이젬 애기가들의 인터넷 감성연대-달마家(일반동호회)는 열린 생각과 가슴이 따뜻한 당신과 더불어 내일을 열어 가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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