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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은 중독?
작성자
파계승21
게시일
2003-11-17
조 회
471
첨 부
없음.
내 용
인터넷을 돌아다니다 보면 재미난 ‘중독자’들이 많다. 그중의 한 그룹이 자기가 찍은 사진을 인터넷에 올리는 디카족들이다. 얼마전 까지만 해도 디카 중독자들은 '개벽이'란 묘한 합성 사진으로 인터넷 게시판을 '개 판'으로 도배해놓더니 얼마 전엔 '딸녀'라는 새 모델을 발굴했다.
그 다음은 설명이 필요 없는 게임 중독자들, 이들은 현실과 온라인 세계를 꾸준히 넘나들며 요즘 유행하는 말마따나 '경계인'으로 살아가고 있다. 그 휴유증으로 ‘눈 크기와 손가락 굵기만 기형적으로 발달하지 않을까?’ 걱정스럽다. 다음은 ‘야, 내가 일등이다’라며 인터넷에 올라오는 글마다 달려가서 댓글을 다는 ‘리플 중독자’들이다. 욕만 하지 않는다면 중독 수준은 아니다. 이런 중독자들은 게시물을 읽는 사람들에게 상큼한 즐거움이라도 주지만 정말 문제인 중독자들이 있다.
며칠 전 이종 사촌 동생이 알콜 중독으로 간경화 말기라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사람이 죽어도 별 뉴스가 안 되는 세상이지만 그 소식을 듣고 나니 마음이 안 좋다. 그 동생이 올해 몇 살이었더라. 우리 부부가 신혼 살림을 차리자 하얀 제복을 입고 구석진 동네의 신혼집을 물어가며 찾아온 적이 있었다. 어설픈 음식 솜씨로 차린 밥상을 맛있다며 먹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
그게 벌써 십 년도 훨씬 더 지난 흑백 사진 같은 추억이다. 그렇지 않아도 몇년 전부터 술에 빠져 산다는 소식은 들었다. 그래도 '설마, 그 동생이 술이 좀 과한가 보구나' 하고 가볍게 여겼는데, 알콜 중독으로 얼마 살지 못한다고 하니 이게 웬일인가 싶다.
영화 '라스베가스를 떠나며'에서 알콜 중독자로 나왔던 니콜라스 케이지는 마지막 순간까지 술을 마시다 죽는다. 그는 '삶'은 놓아 보내고 '죽음'을 선택했다. 영화는 그가 알콜에 빠져 들어가는 과정을 처음부터 보여준다. 왜 그가 술을 탐닉하고 끝내는 자신의 목숨과 한 번뿐인 인생까지 버리려 하는지를. ‘아! 사람이 저렇게 술로 천천히 부서져 갈 수도 있구나’라고 공감했었다. 영화야 ‘THE END’ 하고 자막을 올리면 끝이지만 현실에서의 우리네 삶은 그렇지 못하다. 영화와 현실은 같을 수가 없다.
병원 중환자실에 누워있는 사촌 동생도 시작은 정말 괜찮았다. 대학 졸업 후 몇년간은 외양선을 타고 오대양 육대주를 누비는 마도로스 생활을 했다. 1년에 두어번 한국에 들어 올 때는 가방마다 선물을 가득 담아 왔다. 돈도 많이 벌고 세상 견문도 넓이며 잘 나가던 동생이었는데 인생이 꼬이기 시작한 건 다른 해운 회사로 옮겨가기 위해 잠시 쉬던 몇 개월 사이였다.
어느 날 갑자기 배를 타고 번 돈을 몽땅 들고는 사이비 종교 단체로 들어 간 뒤 종적을 감춰 버렸다. 그리고 또 몇 년이 흐른 다음 정신이 다 나간 채로 집으로 돌아왔다. 그 때 그는 이미 30대 중반이 되어 있었다. 그 뒤 몇 년 동안 동생네 가족들은 지옥같은 생활을 해야만 했다.
중독은 이토록 치명적이다. 이걸 다 알면서도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은 무엇에, 어딘가에 중독되어 자신을 다 내어준다.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보는 무서운 중독의 유형을 보면 경마 중독, 가끔씩 신문지상에 떠들썩하게 오르내리는 마약 중독이다. 또 자신의 인생과 돈을 모조리 ‘올인’하고도 그 주위를 못 떠나는 카지노 중독 등. 이런 중독들은 그끝이 너무 비참하다. 다 알면서도 서서히 빠져드는 건 쾌락 추구라는 인간 본능과, 너무나도 복잡한 현대 사회 속에 개인의 고독감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결론적으로 나약하기 그지없는 현대인들의 중독과의 싸움은 밀려오는 해일을 맞서야하는 종이배 격이라는 소리다. 그렇다면 중독은 더 큰 중독이 다스리는 법이다. 자기 마음에 쏙~ 드는 중독을 하나 골라서 아예 거기다 돗자리를 깔면 어떨까.
가로수 단풍이 아름다운 동네를 골라 한바퀴를 도는 ‘운동 중독’에 빠져보자. 조깅화 한 켤레 값이면 충분하다. 뛰는 게 체신머리가 없어 싫다면 전람회나 공연 구경을 가보자. 그것도 마음에 안 들면 부부가 두 손 꼭 잡고 춤바람이 나보는 건 어떨까. 뭘 선택하든 내 마음이다. 온갖 유혹이 난무하는 이 사회에서는 중독이 되더라도 ‘괜찮은’ 중독에 빠져야만 온전하게 살아 남을 수 있다. (조선닷컴/홍영애)
▶ 타이젬 애기가들의 인터넷 감성연대 - 달마家(일반동호회-회비無/정팅無)는 건전한 생각과 가슴이 따뜻한 기우님들과 더불어 내일을 함께 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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